본문 바로가기

UFC, K-1, DREAM

K-1의 마지막 영웅! "피터 아츠"


더 이상 싸울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결승전 1라운드 KO패. 그러나 40세의 노장은 아름다울 만큼 필사적인 승부를 펼쳤다.

1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2010 파이널 8'을 구한 스타는 '미스터 K-1' 피터 아츠였다. 8강에서 마이티 모를 1라운드 KO로 제압한 아츠는 4강전에서 세미 슐트를 2:0 판정으로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당초 예상은 최근 눈에 띄는 노쇠화를 보이고 있는 피터 아츠의 열세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링에 오른 아츠는 로킥으로 세미 슐트의 하체를 적절히 공략한 후 펀치 연타로 안면을 노리는 작전을 뚝심 있게 구사해 우승후보 세미 슐트를 4강에서 물리쳤다.

피터 아츠의 투혼은 이날 유독 빛이 났다. 아츠는 결승전 '따위'는 염두에도 없는 듯, K-1 최강자 슐트의 턱을 향해 멈추지 않고 주먹을 날렸다. 그 와중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슐트의 킥과 펀치도 많이 맞았다.

결국 아츠는 준결승전에서의 데미지 누적으로 결승전에서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4강에서 모든 힘을 다 쏟아버렸기에 결승전에서는 싸울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맞은 대로 맞은 40대 노장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아츠의 투혼은 이번 대회의 그 어느 경기 보다 빛이 났다. 최근의 K-1은 스타 부재와 인기 하락으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때문에 1990년대 '황금 세대'를 추억하는 이들도 많았다. 피터 아츠는 이들에게 왜 피터 아츠인지를 몸소 증명해보였다.

앤디 훅, 마이크 베르나르도 등 1990년대를 달궜던 황금세대가 그리운 이유는 그들의 경기에는 유독 '투혼'과 '감동'이 있었다. '싸움반장' 제롬 르 밴너가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그 특유의 '남자다움'과 물러서지 않고 정면 승부를 벌이는 용기 때문이다.

피터 아츠는 이날 황금세대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올해 마흔을 맞은 노장이지만, 나이 따위는 개의치 않은 듯 몸이 부서지도록 싸웠다.

이날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파이터는 일본 자국 선수인 쿄타로도, 우승자인 알리스타 오브레임도 아니었다. 8강에서 화끈하게 싸우고, 4강에서 처절하게 태우고, 결승에서 산화했던 피터 아츠였다.

올드팬들이 그렇게 그리워하던 앤디 훅의 빈자리는 피터 아츠가 그렇게 대신했다. 다같이 박수 좀!!!! 짝짝짝!!!